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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식 먹인지 두 달째, 1.5등급 성적표 받았어요.
작성자 con**** (ip:14.44.24.166)
  • 작성일 2019-09-22 19: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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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807
평점 0점

**글이 많이 길어요. 제일 아래에 3줄 요약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6살 된 샴이고 암컷이에요. 만성신부전 투병한지는 만으로 꼭 1년 되었고요.

처음엔 여느 집과 똑같이 화식으로 급여했었어요. 밥 챙겨주는 게 귀찮기도 했고, 습식이나 생식에 비해 돈도 덜 들었기 때문에요. 2시간마다 한 번씩 밥을 먹는 고양이 습성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화식이 제일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신 제일 좋은 밥을 주자 생각해서, 좋다고 소문난 챔*온 사의 사료 위주로만 먹이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게 알레르기가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밥을 먹고 나면 눈 위가 붉게 달아올랐고, 눈 앞머리가 퉁퉁 붓고 눈곱이 끼기 시작합니다. 주재료가 치킨인 사료를 먹으면 귀가 찢어져라 긁어대 생선 베이스인 사료로 바꾸고, 병원에서 알레르기 약도 타다 먹이곤 했습니다.

두어 달이 지난 어느날, 아이가 심하게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2살 쯤에 허피스를 앓아본 경험이 있는 아이라 재발한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병원 두 군데를 방문해 안약 처방을 받고 고단백 처방식을 받아 들고 와 아이에게 먹였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점점 힘이 없어졌어요. 아무리 허피스 약을 먹여도 상태는 악화될 뿐이었습니다.
결국 식음을 전폐한 아이를 들쳐안고 다른 병원에 간 결과, 만성 신부전 진단을 받습니다.

샴고양이는 선천적으로 다른 고양이보다 신장이 약한 편이라고 합니다. 그걸 모르고 고단백 사료만 먹였으니 아플 수밖에요. 의사 선생님 말로는 2~3살 때부터 천천히 악화됐을 거라고 합니다. 엄마가 미안하다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그날 당장부터 습식위주 식단으로 바꿔주었습니다. 매일 맞은 수액 덕분에 처음 2.2였던 크레아티닌 수치는 1.7까지 떨어집니다.

1년 간 안 먹여본 캔이 없어요. 좋다 하는 거, 인 수치 낮다 하는 거 다 먹이고 물도 하루에 180ml 이상 먹이려고 무던 애를 썼습니다. 수분과의 전쟁이었습니다. 매일 먹는 밥 중량 일일이 재가며 기록하고 180ml 이하면 강제급수하고....하지만 제 노력과 달리 아이 상태는 조금씩 나빠지기만 할뿐이었습니다. 기껏 떨어뜨려 놓은 크레 수치도 조금씩 올라가고 매일 눈이 부었다 안 부었다, 툭 하면 구내염 때문에 밥을 못 먹고 항생제를 먹었다 안 먹었다.... 저도 지쳐가고 아이도 지쳐갔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크레메진 부작용이 슬슬 오기 시작합니다. 칼륨 과다로 인해 변이 너무 단단해졌어요. 음수량 맞추려면 하루에 75g 캔을 2.5개 이상은 꼭 먹어야했습니다. 변은 쌓이기만 했고 하루에 한 번 가던 화장실을 이틀에 한번씩 가기 시작했어요.
지난 6,7월은 참 힘들었어요. 아이 입이 괜찮을 때가 없었어요. 아무리 양치 시키고 유산균을 먹이고 꿀이며 닥터 머*라의 각종 영양제를 먹여도 주둥이가 퉁퉁 붓기만 했어요. 동결건조 트릿 하나를 입에 못 넣을 정도로 입술이 붓습니다. 이때쯤 투병한지 1년이 다 되기도 했고 초음파 검사 결과가 좀 의심스럽다는 말 때문에 전체 혈액검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어요. 하늘을 뚫을 것 같은 암모니아 수치와 아밀라제 수치...작년보다 1cm 가까이 작아진 간, 가스와 변이 가득찬 장, 고관절 손상이 상당히 진행되었고 관절염까지 온 상태였습니다. 저는 한다고 했는데 눈물만 났어요. 선생님 말씀으론 길게 봐야 앞으로 5년이라고 했습니다.
엑스레이를 살펴보시던 선생님께서 저희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장 직경이 훨씬 좁은 편이라고 하셨어요. 신장은 이미 애저녁에 가버렸고, 장도 기능이 떨어지고, 지금 간 하나로만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라고, 이것도 오래 못간다고, 간 다음은 심장 직격타라고 하셨어요. 이 상태면 당장 며칠 입원해서 수액 맞고 수치 리셋해야한다고도 하셨습니다.

방법이 없었습니다. 마지막 수단이다 생각하고 생식 급여를 결정했어요. 하루에 비싼 캔 3개 먹느니 생식 파우치 3개 먹는 게 더 쌀 수도 있겠다 싶었고, 일단 변 크기가 매우 작아진다는 그 말 하나 믿고 먹였습니다.

여기까지가 서론입니다. 너무 길고 구구절절 했네요^^; 결과만 말씀드리면 엊그제 병원 가서 받은 혈검표는 Bun 40 하나 빼고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크레가 1.7이 나왔어요. 두 달 전에 비해 번 수치는 10포인트나 올랐지만 그 부분은 생식 먹이자 생각했을 때부터 각오한 부분이었어요. 제가 다니는 병원에서는 번 35까지 정상으로 치기 때문에 크게 불안하지도 않았습니다.

한편으론 선생님의 우려의 말씀도 있었습니다. 현재 모든 내장기관이 약한 상태니 이렇게 담낭이 혹사 당하다간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요. 저도 납득은 가는 말이지만 all 생식 식이가 도박이라고 하더라도 조금 더 여기에 걸어보려고 합니다. 1년 간 받은 13번의 검사에서, 어떤 걸 먹여도 이렇게 좋은 성적표 받아본 일이 없었거든요. 심지어 저는 강제 급수를 하거나 밥에 물을 섞어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하루에 파우치 2개 반 먹이기만 했어요. 먹이는 약은 유산균, 크레메진, 실리마린이 전부 입니다.

직장 다니면서 아이 케어하기도 바쁜데 정글키친이 없었다면 감히 생식으로 전환할 생각은 꿈도 못 꿨겠지요. 저희 아이 먹성이 좋아 4kg 작은 몸으로 한 달에 20팩 들이 박스를 4박스나 먹습니다만, 돈이 얼마가 들든 밥 주는 과정이 얼마나 귀찮든 간에 마냥 행복합니다. 참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매일 실감합니다. 정글키친에도, 엄마가 주는대로 잘 먹는 저희 아이에게도 감사합니다.




※바쁘신 분을 위한 3줄 요약※
1.생식 2달 먹이고 변비 사라짐(암모니아 수치, 크레아티닌 수치 정상화)
2.구내염 완화 및 알레르기 반응 현저히 줄어듦
3.체중 0.3kg 늘고 관절염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날아다님
 
첨부파일 KakaoTalk_20190922_183057321_0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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